AI 맞춤형 반도체 설계 대행, 브로드컴·마벨 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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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깅글렛이에요.
지난 며칠 미국 AI 반도체주가 크게 출렁였어요. 그중 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 이하 마벨)라는 회사가 이틀 만에 17% 넘게 빠지면서(7월 2일 종가 기준) 국내 뉴스에도 자주 올라왔고요.
그런데 이 마벨이 뭘 하는 곳인지 아는 분은 의외로 적어요. 요즘 화제인 앤트로픽·삼성 파운드리 뉴스가 ‘AI칩을 어디서 만드나(제조)’ 쪽이라면, 오늘 볼 건 그 앞 단계예요. 애초에 그 칩을 ‘누가 설계해주나’ 하는 이야기죠.
빅테크가 자체 AI 맞춤형 반도체를 설계할 때, 그 설계를 대신 해주는 시장은 사실상 브로드컴과 마벨 두 회사가 나눠 갖고 있어요. 왜 이 둘로 좁혀지는지, 이 구도가 얼마나 단단한지 하나씩 풀어볼게요.
빅테크가 AI 맞춤형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이유
엔비디아가 파는 GPU는 범용(general-purpose) 칩이에요. 어떤 AI 작업에나 두루 쓸 수 있게 만든 대신, 특정 작업 하나에 딱 맞진 않고요. 그런데 구글·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오픈AI 같은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자기 서비스에 맞춘 전용 칩을 따로 원해요. 이런 회사들을 하이퍼스케일러라고 불러요.
📖 ASIC이란? 특정 작업 하나에 맞춰 설계한 전용 반도체예요. 범용 GPU가 여러 작업을 두루 처리한다면, ASIC은 정해진 작업 하나를 더 빠르고 싸게 하도록 만든 칩이죠. 이런 맞춤형 칩을 XPU(맞춤형 가속기)라고도 불러요.
빅테크가 자체 칩으로 가는 이유는 크게 둘이에요. 하나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는 거예요. GPU 값이 비싸고 물량도 엔비디아가 쥐고 있으니, 가격 협상력을 뺏기지 않으려는 거죠. 다른 하나는 효율이에요. 검색 랭킹이나 추천, LLM 추론처럼 자기가 반복해 돌리는 작업에 칩을 맞추면 전력도 비용도 아낄 수 있거든요.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IDC 등은 이런 맞춤형 ASIC이 특정 내부 작업에서 범용 GPU보다 총소유비용(TCO), 그러니까 칩을 사서 굴리는 데 드는 전체 비용을 40~6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봐요. 절반 안팎을 아낄 수 있다면,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자체 칩을 안 만들 이유가 없어요.
저도 처음엔 AI 반도체 하면 엔비디아만 떠올렸거든요. 근데 이 판을 좀 들여다보니, 엔비디아 뒤에서 자체 칩을 만드는 빅테크 흐름이 이렇게 두껍더라고요.


설계는 왜 브로드컴·마벨이 대신 하나요
여기서 한 가지 걸림돌이 있어요. 구글이나 메타는 원래 소프트웨어·서비스 회사예요. 반도체 설계 조직을 처음부터 갖춘 곳이 아니거든요. 칩 하나를 실제로 만들려면 아키텍처만 그린다고 끝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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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Des(칩끼리 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인터페이스) 설계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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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칩을 하나로 붙이는 첨단 패키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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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를 잡는 검증과 테이프아웃(설계를 마쳐 제조로 넘기는 단계) 노하우
이런 게 다 필요한데, 이 영역을 수십 년간 쌓아온 설계 전문 회사가 바로 브로드컴과 마벨이에요. 두 회사는 하이퍼스케일러가 “이런 칩을 원한다”고 요구사항을 주면, 그걸 실제로 만들 수 있는 칩으로 완성해줘요. 제조는 여전히 TSMC가 맡고요. 설계와 제조가 분리된 팹리스 구조죠.
그럼 이 두 회사가 시장을 얼마나 쥐고 있을까요. 업계 추정으로는 브로드컴이 70% 안팎, 마벨이 20~25% 정도예요. 합치면 80%대에서 많게는 90%대 후반까지 본다는 자료도 있고요. 다만 방법론이 공개된 단일 통계는 아니라서 정확한 숫자로 못 박긴 어려워요. 대략 80~90%대를 두 회사가 나눠 갖는다고 보면 돼요.

누가 누구랑 일하나 — 고객사 지도
대략 이렇게 알려져 있어요. 브로드컴 쪽에는 구글 TPU, 메타 MTIA, 오픈AI, 그리고 2026년 새로 합류한 애플(AI 서버칩 ‘Baltra’)이 있어요. 앤트로픽도 브로드컴을 포함한 여러 곳과 논의 중이라고 하고요. 마벨 쪽에는 아마존 Trainium(1·2세대)과 마이크로소프트 Maia가 있어요.
가장 최근 사례가 오픈AI와 브로드컴이 2026년 6월 24일 공개한 첫 추론 전용 칩 ’할라페뇨(Jalapeño)’예요. 오픈AI가 칩을 설계하고, 브로드컴이 실제 구현과 연결 기술을 맡았어요. 설계 착수부터 테이프아웃까지 9개월밖에 안 걸렸는데, 첨단 반도체 업계에서 손꼽히게 빠른 개발 속도라고 소개됐고요. 이 칩은 추론(inference) 전용이고, 2026년 말 초기 배포가 목표예요.
고객사 지도를 처음 정리해봤을 때 제일 헷갈렸던 게 이 부분이에요. 브로드컴이랑 마벨로 딱 둘로 안 갈리거든요. 왜 그런지는 바로 이어서 볼게요.


이 두 회사 구도, 고정은 아니에요
그런데 이 지도가 영원히 굳어 있는 건 아니에요. 딱 둘로 안 갈린다고 한 게 이런 이유예요.
아마존을 보면, 1·2세대 Trainium은 마벨과 함께 했어요. 근데 차세대인 Trainium3·4는 대만 Alchip이라는 설계 회사로 넘어가는 정황이 보도됐어요. 아직 양쪽 다 공식 확인은 안 했지만, 마벨이 아마존을 도맡던 구도가 흔들린다는 신호죠. 구글도 브로드컴과 TPU를 하는 동시에, 마벨과 새 추론칩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있어요. 한 고객사가 두 회사에 걸쳐 있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이게 이상한 일은 아니에요. 하이퍼스케일러는 원래 한 곳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공급사를 두는 걸 선호하거든요. 리스크를 분산하는 거죠. 그러니 브로드컴·마벨이 지금 자리를 잡고 있어도, 이 판은 계속 움직이는 중이라고 보는 게 맞아요.

마벨이 이틀 새 급락한 건 마벨만의 일이 아니에요
서두에 말한 마벨 급락을 여기서 풀어볼게요. 마벨(MRVL) 주가는 6월 30일 297.89달러에서 7월 2일 245.29달러까지, 이틀 만에 약 17.7% 빠졌어요(7월 2일 종가 기준). 7월 2일 하루만 보면 -9.84%였고요. 낙폭이 커서 국내 뉴스에도 많이 올라왔죠.
원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가 겹쳤어요. 첫째, 마벨은 6월 22일 S&P500 지수에 편입됐어요. 편입 전엔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들의 매수 기대로 주가가 올랐다가, 막상 편입이 확정되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이른바 ‘sell the news’ 흐름이 나왔다는 분석이에요. 둘째, 이 시기에 퇴임한 CFO가 보유 지분의 48%(약 6,000만~6,500만 달러어치)를 고점 부근에서 팔았다고 신고해 논란이 됐어요. 다만 퇴임에 따른 분산 목적이라는 해석이 우세하고요.
셋째, 그리고 이게 제일 커요. 같은 시기 반도체 섹터 전체가 빠졌어요. 메타가 남는 AI 컴퓨팅 자원을 되파는 새 사업 ’Meta Compute’를 발표하면서, “AI 컴퓨팅이 부족하다”던 이야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거든요. 그 여파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가 하루 6% 넘게 빠졌고, 코스피도 크게 출렁였어요. 마이크론도 이틀 연속 급락했고요.
7월 2일 하루 등락률을 나란히 놓고 보면 한눈에 들어와요. 엔비디아 -1.39%, AMD -4.26%, 브로드컴 -2.41%, TSMC -2.27%, 메타 -4.9%, 구글 -0.36%였고, 아마존만 +0.4%로 유일하게 올랐어요. 그 사이 마벨은 -9.84%였고요. 섹터가 통째로 빠진 날, 마벨이 유독 크게 빠진 거예요. 그러니 “마벨만 무너졌다”고 보면 전체를 놓쳐요.


국내에선 ETF로도 이 흐름이 보여요
국내 투자자 관심도 이쪽으로 붙고 있어요. 브로드컴·마벨 비중이 높은 ‘ACE 글로벌AI맞춤형반도체 ETF’(한국투자신탁운용)는 2026년 6월 23일 기준 순자산 500억 원을 넘어섰어요. AI 맞춤형 반도체라는 주제에 돈이 모이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고요.
다시 말하지만 개별 종목을 사라·팔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이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데 참고할 자료로만 봐주세요.

깅글렛 한줄평
📈 주목 포인트: 빅테크가 자체 칩으로 갈수록, 그 설계를 쥔 브로드컴·마벨의 자리도 같이 커져요.
📉 변수: 그 자리가 영원하진 않아요. 아마존처럼 다른 설계사로 갈아탈 수 있거든요.
마무리
오늘은 AI 맞춤형 반도체를 누가 설계해주는지, 그 구조를 풀어봤어요. 반도체는 설계-제조-소재로 단계가 나뉘는데, 그중 ‘설계 대행’ 한 칸을 브로드컴·마벨이 쥐고 있어요.
마벨 주가가 궁금해서 오신 분도 있을 텐데, 사고팔 타이밍보다 이 판이 왜 이렇게 짜였는지 아는 게 더 오래 남을 거예요.

※ 본 글은 2026년 7월 기준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됐어요.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니고, 산업 구조를 이해하려는 해설이에요. 주가·시세는 시점에 따라 계속 바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