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광통신, 다음 병목은 전선이 아니라 빛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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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깅글렛이에요.
AI 하면 다들 GPU부터 떠올리시죠. 근데 요즘 진짜 병목은 GPU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연결’이고, 그걸 빛으로 푸는 게 바로 AI 광통신이에요. 저도 한동안 ’AI는 곧 GPU 싸움’인 줄로만 알았거든요.
이번에 좀 파보니 다음 병목은 구리 전선이 아니라 ’빛’으로 넘어가는 중이더라고요. 이 블로그 ‘AI 병목지도’ 연재 0편에서 예고했던 ‘연결·전송’ 병목을, 이번 편에서 광통신으로 파볼게요.
이제 병목은 ’GPU’가 아니라 ’GPU끼리 연결’이에요
AI 성능은 이제 GPU 하나가 얼마나 빠른지보다, 수천~수만 개 GPU가 서로 얼마나 빨리 데이터를 주고받느냐에 더 좌우돼요. 모델이 커질수록 GPU들이 계산 중간값을 쉴 새 없이 주고받아야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병목이 ’GPU 연산력’에서 ’GPU끼리 연결’로 옮겨간 거예요.
📖 인터커넥트(interconnect)란? GPU·서버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연결·배선’이에요. AI에서는 이 연결 속도가 곧 병목이 돼요.
숫자로 보면 감이 와요. 엔비디아 NVL72는 GPU 72개를 랙 하나에 묶은 시스템인데, 이 GPU들이 초당 1.8TB(테라바이트)라는 속도로 대화해요. 예전 ‘AI 병목지도’ 0편에서 병목이 연산에서 메모리로, 다시 연결로 계속 옮겨간다고 짚었는데, 지금 그 ‘연결’ 차례가 온 거죠.

구리 전선은 1.8TB/s에서 1미터도 못 가요
문제는 지금까지 이 연결을 맡아온 구리 전선이 한계에 왔다는 거예요. 구리한테는 벽이 두 개 있어요. 하나는 감쇠, 속도가 오를수록 신호가 급격히 약해지는 거고요. 다른 하나는 발열이라, 빠르게 밀어붙일수록 열이 많이 나요.
그래서 1.8TB/s 같은 속도에서는 구리 케이블이 겨우 1미터도 못 가요. 그 이상 가면 신호가 뭉개지거든요. 엔비디아가 NVL72의 스위치들을 굳이 랙 한가운데 몰아넣은 것도, 구리로 닿는 거리 안에 다 두려고 그런 거예요.
여기서 빛이 등장해요. 빛(광신호)은 광섬유를 통해 훨씬 멀리, 훨씬 많은 데이터를, 발열 거의 없이 보낼 수 있거든요. 그래서 GPU·서버·랙 사이 연결을 구리에서 빛으로 갈아타는 중이에요.
근데 여기 재밌는 역설이 하나 있어요. 지금 방식 그대로 NVL72의 GPU 72개를 전부 빛으로 연결하면, 오히려 전력이 20kW(킬로와트)나 더 들어요.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전력이 새거든요. 예전에 올린 ’AI 병목지도 전력편’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문제를 다뤘는데, 빛으로 갈아타는 것도 결국 전력 숙제로 이어지는 거죠. 정작 관건은 ’어떻게 그 변환 손실을 줄이느냐’고, 그 답으로 나온 게 뒤에 볼 CPO예요.

광트랜시버와 CPO, 빛을 나르는 두 부품이에요
빛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두 부품이 있어요. 하나는 광트랜시버, 다른 하나는 CPO예요.
광트랜시버는 전기신호를 빛으로, 빛을 다시 전기로 바꿔주는 통역기 같은 모듈이에요. 스위치나 서버 포트에 꽂았다 뺄 수 있는(pluggable) 부품이죠. 속도는 400G에서 800G, 지금은 1.6T(1,600G)로 세대교체 중인데, 800G가 주력이고 1.6T가 빠르게 올라오는 전환기예요. 1.6T 한 모듈은 보통 200G짜리 광 채널 8개를 묶어 만들어서, ’200G급 레이저’가 핵심 부품이 돼요.

두 번째가 CPO인데, 이게 앞에서 말한 ‘변환 손실’ 숙제의 답이에요.
📖 CPO(Co-Packaged Optics)란? 광엔진(전기↔빛 변환부)을 스위치 칩 ’바로 옆’에 붙여 전력·손실을 줄인 차세대 방식이에요.
기존 광트랜시버는 스위치 칩에서 꽤 떨어진 포트에 꽂혀요. 칩에서 포트까지 전기신호가 이동하는 동안 전력이 새고 열이 나죠. CPO는 그 광엔진을 아예 칩 바로 옆, 같은 패키지 안에 붙여버려요. 전기신호가 갈 거리가 확 짧아지니까 전력이랑 손실이 뚝 떨어지고요.
엔비디아가 내놓은 실측 수치가 인상적이에요. 광엔진을 칩 옆에 붙였더니 전기 손실이 약 4dB로, 전력은 최저 9W까지 내려갔다고 해요. 레이저 수도 4분의 1로 줄여서 전력 효율 3.5배, 신호 무결성 63배를 내세웠고요. 얼마 전 ‘AI반도체 병목 CoWoS 패키징’ 글에서 칩을 촘촘히 붙이는 패키징을 다뤘는데, CPO도 광엔진을 칩에 바짝 붙이는 ‘패키징’ 혁신이라 결이 같아요.

한 가지 짚을 게 있어요. CPO가 나온다고 꽂는 광트랜시버가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업계는 CPO를 스위치 쪽에, 800G·1.6T 트랜시버를 서버 쪽에 쓰는 상호보완으로 봐요. 골드만삭스도 둘을 대체가 아니라 보완 관계로 정리했고요. 출하량으로 봐도 800G급 이상 트랜시버가 2025년 2,400만 개에서 2026년 6,300만 개로 약 2.6배 늘 거란 전망(트렌드포스 기준)이 나오고, 1.6T는 이제 막 시작이라 100만 개대에서 500만 개대로 뛴다고 해요.

엔비디아가 빛으로 간다고 발표하자, 코히런트·루멘텀이 다시 평가받았어요
이 흐름을 앞장서 공식화한 게 엔비디아예요. 2025년에 실리콘포토닉스 네트워킹 스위치인 Spectrum-X Photonics(이더넷)와 Quantum-X(인피니밴드)를 발표했어요. 상용화 시점은 Quantum-X가 2026년 초, Spectrum-X가 2026년 하반기고요. AI 칩 대표 기업이 “빛으로 간다”고 밝히니까, 그 빛을 만들어 파는 광부품사들이 ’AI 다음 수혜’로 다시 평가받기 시작한 거예요.
그 중심에 두 회사가 있어요. 코히런트랑 루멘텀이에요.
코히런트는 소재(인듐인화물)부터 레이저·부품·모듈까지 광통신을 거의 다 만드는 수직계열화 종합기업이에요. 2026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18억 1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21% 늘었고, 그중 데이터센터·통신 부문이 13억 6천만 달러를 차지했어요. CPO 솔루션은 2026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루멘텀은 광부품·레이저 쪽 강자인데, 특히 1.6T 트랜시버에 꼭 들어가는 200G급 EML 레이저에서 거의 독점에 가까운 지위예요. 빛을 직접 만들어내는 부품이라 더 중요하죠. 매출도 전년 대비 약 90% 급증했고, AI 데이터센터용 InP(인듐인화물) 레이저 수요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약 85% 성장할 거란 전망이 나와요.

시장 자체가 커진다는 전망도 세요. 골드만삭스는 광네트워킹 시장 규모가 지금 약 150억 달러에서 2027~28년 약 1,540억 달러로, 9배 가까이 커진다고 봤어요. 참고로 시가총액은 코히런트가 약 652억 달러, 루멘텀이 약 567억 달러 수준이고요. 이게 한 해 반짝이 아니라 몇 년에 걸친 추세로 읽히는 이유예요.

두 회사 CEO 이력도 재밌어요. 코히런트는 짐 앤더슨(Jim Anderson)이 2024년 6월 취임했는데, 전에 래티스라는 반도체 회사 CEO였어요. 루멘텀은 마이클 헐스턴(Michael Hurlston)이 2025년 2월 취임했고, 시냅틱스랑 파이니사 CEO를 거쳤고요.
✍️ 저는 이번에 자료를 뒤지다가 헐스턴 CEO 이력에서 좀 멈칫했어요. 지금 루멘텀 수장인 그가, 하필 라이벌 코히런트가 인수한 파이니사의 옛 CEO더라고요. 광통신 바닥이 이렇게 좁구나 싶었죠.

급등 뒤 급락, 주가는 이미 기대를 많이 반영했어요
여기까지 보면 “그럼 사면 되는 거 아냐?” 싶을 수 있는데, 딱 그 지점에서 균형을 잡아야 해요. 주가는 이미 이 기대를 상당히 반영했거든요.
2026년 7월 2일 종가 기준으로 코히런트는 333.36달러로 하루 만에 9.57% 빠졌고, 루멘텀은 728.32달러로 9.09% 내렸어요. 같은 날 나스닥은 0.8% 정도 조정이었는데, 광통신주만 유독 크게 빠진 거예요. 응용광전자(AOI) 같은 다른 광부품주는 하루 17% 급락하기도 했고요.
근데 이게 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에요. 24/7 Wall St. 집계 기준으로 두 종목은 올해 들어 각각 약 80%, 98%씩 오른 상태였어요. 그러다 보니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져서, AI 투자 심리가 조금만 흔들려도 차익실현이 몰리는 때가 된 거죠. 실적 자체는 앞서 봤듯 견고하고요.
정리하면 이래요. ’빛이 다음 병목을 푼다’는 구조는 진짜고, 엔비디아가 직접 방향을 정한 전환이라 되돌리기 어려워요. 다만 그 기대가 주가엔 이미 많이 들어가 있어서, 단기 등락은 큰 상태예요. 이 글은 그 구조를 쉽게 풀어주는 해설이지, 사고팔라는 얘기가 절대 아니에요.
먼 미국 얘기만도 아니에요. 2026년 6월 말엔 부산에서 광통신·광전자 국제학술대회(OECC 2026)가 열렸고, 국내 광통신 관련주도 같은 테마로 크게 움직였다가 차익실현으로 조정받았어요. ’미국AI광통신네트워크’를 담은 국내 ETF까지 나와 있을 만큼, 한국 증시·산업에도 바로 닿는 이야기예요.


깅글렛 한줄평
📈 주목 포인트: 빛으로 가는 큰 전환은 엔비디아가 직접 방향을 정한 거라, 쉽게 되돌아가진 않을 거예요.
📉 변수: 그 기대가 주가에 이미 많이 반영돼서, 단기 변동성은 각오해야 해요.
자주 묻는 질문
Q. 광트랜시버랑 CPO는 뭐가 달라요? 둘 다 전기신호를 빛으로 바꾸는 부품이에요. 광트랜시버는 스위치에 꽂았다 뺄 수 있는 모듈이고, CPO는 그 변환부를 아예 칩 옆에 붙여 전력을 더 아끼는 방식이에요. 서로 대체가 아니라 역할을 나눠 쓰는 관계고요.
Q. 그럼 구리 전선은 이제 안 쓰나요? 아주 짧은 거리는 여전히 구리가 싸고 효율적이에요. 다만 1.8TB/s처럼 빠른 속도에서 1미터 넘게 보낼 때는 구리가 버티질 못해서, 그 구간부터 빛으로 넘어가는 거예요.
마무리
’AI = GPU’라는 생각만 하다가, 그 뒤에서 GPU들을 잇는 ’빛’까지 시야를 넓혀보면 AI 인프라가 훨씬 입체적으로 보여요. 병목지도 연재는 앞으로도 ’AI가 커지려면 뭐가 받쳐줘야 하나’를 하나씩 뜯어볼게요.
※ 본 글은 2026년 7월 기준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됐어요. 수치는 시점에 따라 바뀔 수 있고, 특히 주가는 2026년 7월 2일 종가 기준이에요. ※ 이 글은 정보·해설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니에요.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