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더 오른다", AI·반도체가 끌어올린 진짜 이유
![]()
안녕하세요, 깅글렛이에요.
6월 19일, 한국은행 총재가 의외의 말을 했어요. “올해 성장률, 5월에 내놨던 2.6%보다 더 올라갈 것 같다”고요.
근데 제 눈길을 끈 건 숫자가 아니었어요. 한은 총재가 “AI·반도체 호황이 한국 경제의 ‘장기 성장률 구조’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는, 평소 한은답지 않게 큰 얘기를 꺼냈거든요.
오늘은 이 발언을 산업·거시 관점에서 쉽게 풀어볼게요. 단기 주가가 어떻고가 아니라, 반도체값이 오르면 왜 나라 전체 ’버는 돈’이 늘어나는지, 그리고 그 호황에 가려진 그늘은 뭔지까지요.
한은이 성장률을 또 올린다는데, 무슨 일이에요?
먼저 사실관계부터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6월 19일 한국금융학회 만찬 기조연설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어요. 지난달(5월) 한은이 제시했던 올해 전망치가 2.6%였는데, 그것보다 더 높아질 거라는 얘기예요.
직접적인 이유는 단순해요. 1분기 실질 GDP(물가 변동을 걷어내고 따진 ‘얼마나 많이 만들었나’) 성장률 잠정치가 전기 대비 1.7%에서 1.8%로 살짝 올라갔거든요. 신 총재 표현으로는 “기계적으로라도 2.6%에서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했어요. 시작점이 올라갔으니 한 해 전체 숫자도 따라 올라간다는 거죠.
배경을 좀 더 보면, 사실 한은은 지난 5월에 이미 올해 전망을 2.0%에서 2.6%로 0.6%포인트나 크게 올렸어요. 그 배경이 반도체 경기 호조였고요. 이번 발언은 그 위에 한 번 더 상향을 예고한 셈이에요.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둘게요. 구체적으로 몇 %가 될지는 아직 안 나왔어요. 신 총재도 숫자를 못 박지 않았고, 한은의 새 공식 전망치는 8월 27일 경제전망에서 발표될 예정이에요. 그러니 지금은 “2.6%보다 높을 것” 정도로만 보는 게 맞아요.

더 중요한 건 “명목 GDP”, 같은 양을 팔아도 더 많이 번 이유
여기서부터가 이 발언의 진짜 흥미로운 부분이에요. 신 총재는 “실질 GDP만으로는 지금 경제를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명목 GDP를 같이 봐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 명목 GDP란? 실질 GDP가 ’얼마나 많이 만들었나’라면, 명목 GDP는 거기에 ‘그걸 얼마에 팔았나’(가격)까지 합친 값이에요. 만든 양이 같아도 값이 오르면 명목 GDP는 커져요.
그가 든 숫자가 인상적이에요. 1분기 실질 GDP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8% 성장했는데, 실질 GDI(국내총소득)는 무려 13.2%나 급증했거든요. 똑같은 1분기인데 한쪽은 3.8%, 한쪽은 13.2%. 격차가 꽤 크죠.
이 차이가 왜 생기냐면, 반도체 수출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에요. GDP는 “얼마나 많이 만들어 팔았나”를 보고, GDI는 “그래서 손에 쥔 소득이 얼마냐”를 봐요. 반도체값이 뛰니까 같은 양을 팔아도 버는 돈이 훨씬 많아진 거예요. 그래서 생산량(3.8%)보다 소득(13.2%)이 훨씬 크게 늘었고요. 경제학에선 이걸 ’교역조건 개선’이라고 불러요.
📖 교역조건이란? 우리가 파는 물건(수출품) 값과 사 오는 물건(수입품) 값의 비율이에요. 수출품 값이 오르거나 수입품 값이 내리면 ’개선’됐다고 하고, 같은 양을 팔아도 더 많이 벌게 돼요.
신 총재는 “유가가 많이 올랐는데도 교역조건이 개선됐다는 건 결국 반도체 가격 급등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그러면서 “최근 26년 사이 명목 GDP 성장률이 이렇게 높았던 적이 없다”고 했고요. 국내 물가가 올라서가 아니라, 우리가 파는 수출품 값이 올라서 생긴 호황이라는 점이 포인트예요.


AI가 거시경제 법칙을 바꿀 수도“, 한은 총재가 본 장기 전망
여기서 신 총재는 한 발 더 나갔어요. AI·반도체 호황이 단기 호재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장기 성장률 구조 자체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고 본 거예요.
그동안 경제학의 상식은 이랬어요. “인구가 줄고 늙어가면 성장률도 같이 떨어진다.” 한국은 저출산·고령화가 심하니까 저성장은 어느 정도 정해진 운명처럼 받아들여져 왔죠. 신 총재가 던진 질문은 바로 그 상식에 대한 거예요. AI라는 새로운 생산성 엔진이 그 운명을 거스를 수 있지 않겠냐는 거죠.
그의 발언을 그대로 옮기면 이래요.
“AI가 장기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지금까지 거시경제학에서 거의 법칙처럼 받아들여졌던 여러 문제들, 생산성과 인구구조에 따른 아주 낮은 성장률을 다시 봐야 한다.”
“인구 구조 변화가 반드시 경제 성장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아닐 수 있다.”
다만 여기서 톤을 정확히 잡고 갈게요. 신 총재가 “그렇게 될 거다”라고 장담한 게 아니에요. “바뀔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화법이었어요. 한 매체도 제목을 “AI가 낮은 성장률·중립금리를 바꿀지 지켜봐야”라고 조심스럽게 뽑았고요. 한은이 낙관 ’가설’을 제시한 거지, 확정한 게 아니라는 점은 꼭 기억해두세요.

미국 AI 투자가 어떻게 한국 성장률까지 끌어올렸나
그럼 미국 빅테크가 돈을 쓰는데 왜 한국 성장률이 올라가는 걸까요? 이 연결고리를 순서대로 풀어볼게요.
시작은 미국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예요. 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아마존이 AI를 학습시키고 돌릴 데이터센터를 경쟁적으로 짓고 있어요. 그런데 이 데이터센터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랑 AI 서버용 SSD가 반드시 들어가야 해요.
📖 **HBM(고대역폭메모리)**이란? D램 메모리 칩을 여러 층으로 쌓아 데이터를 한 번에 훨씬 빠르게 주고받게 만든 메모리예요. AI 연산에 필수라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통해요.
여기서 한국의 위치가 중요해요. 삼성·SK하이닉스가 HBM 글로벌 점유율 90% 이상을 쥐고 있거든요. AI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한국 메모리를 안 쓸 수가 없는, 말 그대로 필수재인 거예요.

그러다 보니 수출 숫자가 폭발했어요. 5월 ICT 수출액이 478억 5,000만 달러(약 66조 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2% 늘었어요. ICT 집계를 시작한 이래 월간 역대 최대치고요. AI 서버용 SSD는 1년 전보다 180% 넘게 뛰었어요. 반도체 수출은 3개월 연속 300억 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에요.
이 수출 호조가 결국 거시 지표로 흘러 들어가요. 수출 가격이 오르니 앞에서 본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그게 명목 GDP·GDI를 끌어올리고, 다시 성장률 전망 상향으로 이어지는 거죠. 미국 데이터센터의 돈이 한국 메모리를 거쳐 우리 성장률 숫자까지 닿는 셈이에요.

숫자는 역대 최대인데, 왜 체감이 안 될까
여기까지만 보면 더없이 좋은 얘기 같죠. 근데 같은 6월에 여러 언론과 칼럼이 호황의 그늘도 함께 지적했어요. 솔직한 게 깅글렛 스타일이니, 이 부분도 빼지 않고 짚을게요.
가장 큰 문제는 ’고용 없는 성장’이에요. 반도체는 사람의 노동보다 거대한 설비·장비에 더 의존하는 자본집약 산업이라, 공장을 돌리는 데 사람이 많이 필요하지 않거든요. 수출은 사상 최대인데 일자리는 그만큼 늘지 않는 구조예요. 한 보도는 같은 시기 청년층 고용이 25만 5천 명 줄었다는 점을 짚기도 했어요.
’반도체 착시’라는 말도 나와요. 성장률 숫자를 반도체가 거의 다 끌어올리다 보니, 반도체를 빼면 자동차·철강 같은 다른 주력 제조업의 체감 경기는 오히려 부진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숫자는 좋은데 내 주변은 왜 이래?“라는 괴리가 생겨요.
사이클 리스크도 있어요. 반도체 수출 비중이 41.7%까지 올라왔는데, 이게 양면이 있어요. 반도체 경기가 좋을 땐 나라 전체를 끌어올리지만, 슈퍼사이클이 꺾이는 순간 그 충격도 고스란히 경제 전체로 번지거든요. 한 품목에 너무 많이 기대고 있는 상태인 거죠.
그래서 한은 총재의 시각이 고무적인 건 맞지만, 그게 ‘모두가 잘사는’ 호황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성장률 숫자와 내 지갑·일자리 사이엔 아직 거리가 있어요.

깅글렛 한줄평
💡 좋은 점: 한은이 “AI가 저성장 운명을 바꿀 수도”라며 단기 시황을 넘어 장기 구조까지 본 건, 한국 경제를 새 각도로 보게 해줘서 흥미로워요.
⚠️ 아쉬운 점: 성장률 숫자는 역대 최대인데 고용·내수 체감은 따로 노는 ’반도체 착시’가 같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요.
마무리
저는 반도체 밸류체인 공부하는 걸 좋아해서 이런 발언이 나오면 원문 기사를 몇 개씩 찾아 읽어보는 편이에요. 이번엔 “명목 GDP를 봐야 한다”는 대목에서 한참 멈춰 있었어요. 반도체값이 오르면 나라가 버는 소득이 늘어난다는 게, 머리로는 알아도 13.2%라는 숫자로 보니 새삼 와닿더라고요.
물론 호황의 그늘까지 같이 봐야 균형이 맞고요. 8월 27일 한은의 새 전망치가 나오면, 그땐 또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같이 들여다볼게요.
여러분은 이 호황, 어떻게 느끼고 계세요?
※ 이 글은 한국은행 총재 발언과 공개 통계를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예요. 특정 종목 추천이나 투자 권유가 아니에요. (기준: 2026년 6월, 새 성장률 전망치는 8월 27일 한은 발표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