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열고 애플은 닫았다, EU 디지털시장법·시리 AI
![]()
안녕하세요, 깅글렛이에요.
요즘 해외 테크 뉴스에 “구글은 열고, 애플은 닫았다”는 말이 자주 보이죠. EU 규제 하나를 두고 두 회사가 정반대로 움직였거든요. 그 규제가 바로 디지털시장법(DMA)이에요.
먼저 헷갈리기 쉬운 것부터 짚을게요. 검색창에 ’EU AI’를 치면 ’EU AI법(AI Act)’이 뜨는데, 이 글은 그 AI법이 아니라 디지털시장법(DMA) 이야기예요. 그리고 이걸로 당장 내 폰이 바뀌는 것도 아니에요. 유럽 한정이고, 구글 쪽 변화도 2027년부터거든요.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언제부터 바뀌는지 차근차근 풀어볼게요.
디지털시장법(DMA)이 뭐길래, ’EU AI법’이랑 달라요
이 사건을 이해하려면 디지털시장법부터 알아야 해요. 이름이 길어서 보통 영어 약자 DMA로 부르는데, 사람들이 검색하는 ’EU AI법(AI Act)’과는 전혀 다른 법이에요. AI법이 AI 자체의 위험을 규제한다면, 디지털시장법은 빅테크의 시장 독점을 규제하는 법이거든요. 이번 사건은 후자예요.
📖 디지털시장법(DMA)이란? EU가 시행 중인 빅테크 규제예요. 구글·애플처럼 시장을 좌우하는 ‘게이트키퍼’ 기업한테, 자사 서비스만 밀어주지 말고 경쟁사에도 문을 열라고 요구하는 법이에요.
이번 명령이 근거로 삼은 조항이 DMA 제6조 7항(Article 6(7))이에요. 게이트키퍼가 자기 운영체제(안드로이드)가 쥐고 있는 기능을 다른 개발자에게도 “무상으로, 실효성 있게” 열어주라는 내용이죠. 쉽게 말해 구글만 쓰던 안드로이드 속 기능을 ChatGPT 같은 경쟁 AI 비서도 똑같이 쓰게 하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목·검색에서 ’EU AI법’으로 넘어오신 분이라면 방향이 살짝 달라요. 이건 AI를 금지하거나 등급 매기는 법이 아니라, 폰에서 어떤 AI 비서를 쓸지 이용자가 고르게 열어두라는 규제예요.

7월 16일, EU가 구글에 내린 건 ’최종 결정’이에요
가장 큰 사건은 2026년 7월 16일에 나왔어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구글(알파벳)에 디지털시장법 근거로 구체적인 개방 명령을 채택했거든요. 여기서 중요한 게 성격이에요. 이건 “검토 중”인 예비결정이 아니라, 올해 1월 시작한 절차를 반년 만에 매듭지어 나온 구속력 있는 최종 결정이에요. EU 공식 문서에도 ’final decision’으로 못 박혀 있고요.
명령의 핵심은 구글이 제미나이(Gemini)한테만 열어주던 안드로이드 시스템 기능 11가지를 경쟁 AI 비서에게도 똑같이 열라는 거예요. EU 공식 개발자 포털은 이걸 4개 범주로 정리했어요. 부르는 방식(호출) 2개, 상황을 읽는 능력(맥락) 3개, 앱을 대신 조작하는 능력(행동) 3개, 기기 안 자원(자원) 3개예요.
이 중에서 저는 ‘호출’ 쪽 변화가 제일 체감돼요. 저도 안드로이드 폰에서 AI 여러 개 써보는데, 홈 버튼을 길게 누르거나 “Hey Google”이라고 부르면 무조건 구글 쪽 비서가 뜨거든요. ChatGPT를 부르려면 앱을 따로 열어야 했고요. 이번 명령은 이 음성 호출(핫워드) 독점을 풀라는 거예요. 이용자가 음성으로 원하는 AI를 바로 부르고, 그 AI가 택시 예약이나 메시지 답장 같은 걸 대신 처리하게 하라는 거죠.


그래서 언제 내 폰이 바뀌나요?
여기가 오해를 제일 많이 사는 부분이에요.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안 바뀌어요. 발행 시점인 2026년 7월 기준으로는 어떤 폰도 이 명령 때문에 달라지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이건 전부 유럽 이야기예요.
시점을 정확히 나눠볼게요. 구글이 안드로이드 주요 기능을 열어야 하는 시한은 Android 18에서 늦어도 2027년 8월 1일까지예요. 언론이 흔히 “2027년 7월까지”라고 요약하는데, 그건 다음 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오는 시점을 통칭한 거고 EU 공식 시한은 2027년 8월 1일이에요. “Hey Google” 같은 음성 호출을 여러 비서가 동시에 감지하는 기능은 1년 더 뒤인 Android 19, 2028년 8월 1일까지고요. 검색 데이터 공유는 별도 트랙이라 2027년 1월부터 시작돼요.
이걸 나열하고 나면 “그래서 뭐?“가 궁금하실 텐데, 정리하면 이래요. 강제 개방은 빨라야 2027년이고, 그것도 EU에서 파는 폰 이야기라는 거죠. 오늘 내 폰에 ChatGPT가 기본 비서로 뜨는 일은 아직 없어요.

구글은 강제로 열고, 애플은 스스로 닫았어요
이 글의 진짜 반전은 여기예요. “구글·애플이 나란히 문을 연다”고 뭉뚱그리기 쉬운데, 사실은 정반대거든요. 구글은 EU 명령 때문에 강제로 문을 여는 쪽이에요. 반대로 애플은 스스로 문을 닫았어요.
애플은 이미 2026년 6월 8일에, 새로 선보인 대화형 ’시리 AI’를 iOS 27·iPadOS 27과 함께 EU에는 출시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어요. 그러니까 EU 아이폰 사용자는 새 시리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못 받게 된 거예요. 애플 소프트웨어 담당 크레이그 페데리기(Craig Federighi)는 “EU 사용자들이 시리를 갖지 못하게 돼 깊이 실망했다”는 코멘트를 남겼고요. 다만 맥(macOS 27)과 비전OS에서는 EU에서도 시리 AI를 쓸 수 있어요.
애플이 이렇게 나온 이유가 있어요. EU 규제를 그대로 따르면 어떤 AI 비서에게든 기기에 사실상 무제한으로 접근하게 열어줘야 하는데, 이게 시리 AI가 내세우는 ‘설계 단계부터 프라이버시(private by design)’ 원칙과 부딪힌다는 거죠. 애플은 제3자 비서가 안전하게 중계로만 접근하게 하는 ‘Trusted System Agent(신뢰 시스템 에이전트)’ 방식에 18개월 단계 도입을 제안했는데, EU 집행위가 이 제안을 모두 거절했어요.
규제의 명분은 ’이용자 선택권을 넓힌다’는 건데, 애플 쪽에서는 당장 EU 이용자가 새 시리를 아예 못 쓰게 되는 역설이 생긴 셈이에요. 문을 여는 쪽(구글)과 닫는 쪽(애플)으로 정반대로 나뉜 거예요.

왜 이렇게 싸우나, 보안이 먼저냐 선택권이 먼저냐
두 회사가 반발하는 논리는 결국 ’보안·프라이버시’로 모여요. 켄트 워커(Kent Walker, 알파벳 글로벌 총괄 사장)는 안드로이드를 이렇게 열면 외부 앱에 “민감하고 강력한 기기 권한”을 넘기게 돼서 “중대한 보안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어요. 검색 데이터 공유를 두고도 “국민 프라이버시를 약화시키고 영업기밀과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했고요. 애플도 “어떤 AI에게든 사용자 데이터에 직접 접근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며 결이 비슷한 반발을 했어요.
반대편 목소리도 있어요. 미국 전자개인정보센터(EPIC)의 캘리 슈뢰더(Calli Schroeder) 선임 변호사는 “이들 빅테크의 (프라이버시) 주장은 어느 정도 걸러 들어야 한다”고 반박했거든요. 개방이 정말 보안을 위협하는 건지, 아니면 독점을 지키려는 명분인지, 여기서 양쪽 말이 서로 달라요.
이 싸움의 판이 왜 큰지는 숫자로 보면 감이 와요. EU에서 규제 대상이 되는 스마트폰이 약 4억 2,700만 대(Omdia 집계), 전 세계 활성 안드로이드·아이폰은 약 50억 대예요. 그리고 EU 스마트폰의 약 30%에 ChatGPT가 이미 깔려 있어서, 문이 열리면 오픈AI가 가장 크게 득을 볼 거라는 관측이 나와요. 규제 하나에 이 정도 시장이 걸려 있으니 두 회사가 세게 반발하는 거죠.


그럼 한국 폰은 바뀌나요?
한국 독자에게 제일 궁금한 부분일 텐데, 차분히 볼게요. 이번 명령은 한국 폰에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아요. 한국은 EU가 아니고, 현재 DMA 같은 강한 개방 의무 규제가 (아직) 없거든요. 그래서 7월 16일 구글 결정도, 6월 애플의 EU 시리 철수도 한국에는 그대로 오지 않아요.
애플 쪽은 오히려 한국이 나은 상황이에요. EU에선 규제 때문에 시리 AI가 막혔지만, 한국은 그런 규제가 없어서 지역 규제로 시리 AI 이용이 막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국내 매체 해석이에요. 다만 고사양 아이폰에서만 지원되는 기기 사양 제한은 한국에도 똑같이 적용돼요.
✍️ 저도 아이폰 쓰는 지인이 “시리 AI 언제 되냐”고 물어봐서 찾아봤는데, 막상 우리는 EU 같은 개방 규제가 없어서 그 이유로 막힐 걱정은 덜하더라고요. 규제가 강한 게 이용자에게 늘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게 이번 사건에서 재밌는 지점이에요.
구글 쪽은 관전 포인트가 하나 있어요. 구글이 EU 준수를 위해 만든 ’11기능 개방’을 전 세계에 똑같이 적용할 의무는 없어요. 글로벌로 굴릴지는 구글 선택이라, “한국 안드로이드도 곧 AI 비서를 골라 쓸 수 있다”는 건 아직 확정이 아니에요. 반대로 국내에도 ‘온플법’ 같은 유사 규제 논의가 있어서, EU처럼 개방 규제를 도입하면 한국에서도 역으로 이용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적 있고요. 이건 미래 변수일 뿐 지금 시행되는 건 아니에요.

깅글렛 한줄평
💬 같은 규제 앞에서 구글은 열고 애플은 닫았어요. 당장 내 폰이 바뀌진 않지만, “폰에서 어떤 AI 비서를 쓸지 내가 고른다”는 흐름이 유럽에서 먼저 시작된 건 눈여겨볼 만해요.
마무리
정리하면, 이번 건은 EU 디지털시장법(DMA)이 구글에 안드로이드 개방을 강제하고, 애플은 그 규제 탓에 EU 시리 AI를 스스로 접은 사건이에요. 시점은 구글이 2027년(유럽 한정)이고, 한국은 직접 적용 대상이 아니에요.
여러분은 폰에서 AI 비서를 골라 쓸 수 있게 된다면 어떤 걸 기본으로 두고 싶으세요?
※ 본 글은 2026년 7월 기준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됐어요. 규제 시행 시점·기능은 추후 변경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