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기 쓰는법, '쓸 게 없다'는 아이를 AI로 코칭하는 법

썸네일 - 따뜻한 톤 일러스트 카드. 빈 일기장과 연필 앞에서 턱 괴고 고민하는 아이, 옆에서 부모가 노트북(AI 화면)을 보며 질문을 건네는 장면. 상단 큰 글씨 “일기 쓸 게 없다는 아이”, 아래 작은 글씨 “AI한테 시키지 말고, 이렇게 코칭하세요”. 크림색·연한 하늘색 배경, 손그림 느낌

안녕하세요, 깅글렛이에요.

아이가 일기장만 펴면 똑같은 장면이 반복돼요. “오늘 뭐 했지? 쓸 게 없는데.” 연필만 굴리다 30분이 그냥 가죠. 저도 주말마다 그 옆을 지키는 학부모거든요.

그래서 며칠 찾아보고 직접 해봤는데, 답은 이거예요. AI한테 일기를 대신 쓰게 하지 말고, 아이 하루에서 ’쓸 거리’를 끄집어내는 데만 AI를 쓰는 거예요. 일기가 막히는 건 글솜씨가 없어서가 아니라, 떠올릴 소재가 안 잡혀서거든요.

오늘은 밋밋한 하루에서 일기 소재를 길어 올리는 법, 그리고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같이 풀어볼게요.


일기가 막히는 진짜 이유는 글솜씨가 아니라 ’소재’예요

아이가 일기 앞에서 멈추는 이유, 의외로 단순해요. “오늘 뭐 했는지 생각이 안 난다”, “하루 종일 집에 있었는데 뭘 써”, “매일 똑같다”예요. 글을 못 써서가 아니라 쓸 거리가 안 떠올라서 막히는 거죠.

그래서 AI의 역할이 분명해져요. 문장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아이 하루를 같이 더듬어서 쓸 만한 한 장면을 찾아내는 질문을 부모에게 건네주는 거예요. 부모가 그 질문을 아이한테 말로 묻고, 아이가 대답하면, 그 대답이 그대로 일기 한 단락이 되거든요.

여기엔 교육 전문가들도 같은 얘기를 해요. 스탠퍼드 교육대학원의 세라 러바인 교수는 “AI 같은 도구는 우리 대신 생각해줄 수 없고, 글쓰기는 자기 생각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해요. 그러니까 AI한테 맡길 건 ’생각’이 아니라, 생각을 꺼내게 도와주는 ’판’인 거죠.

✍️ 저희 아이도 늘 “별일 없었어”로 끝나요. 그런데 “오늘 급식에 뭐 나왔어? 맛있었어, 별로였어?” 하고 물으면 갑자기 김치찜이 맛없었다고 한참을 떠들거든요. 그 말 그대로 받아 적었더니 일기 한 칸이 그냥 채워지더라고요.

인포그래픽 - “일기가 막히는 이유 vs 진짜 필요한 것”. 왼쪽: ‘쓸 게 없다 / 매일 똑같다 / 생각이 안 난다’(빈 일기장 아이콘), 오른쪽 화살표 후: ‘소재를 끄집어내는 질문 하나’(말풍선 아이콘). 크림색 배경, 따뜻한 톤


AI는 발문기, 글은 아이가 — 대필하면 0점이에요

먼저 한 줄로 선을 그을게요. AI는 질문을 만드는 데까지만, 일기 본문은 아이가 자기 손으로 써요. 이 한 줄을 지키면 나머지는 다 응용이에요.

AI한테 일기를 통째로 쓰게 하면 두 가지가 문제예요. 하나는 아이 글쓰기에 남는 게 없다는 거고, 다른 하나는 학교 제출용이면 평가에서 걸린다는 거예요. 2025년 말 교육부가 시도교육청과 함께 수행평가 AI 활용 관리 방안을 내놨고, 2026학년도부터 전국 초·중·고에 적용돼요.

기준은 명확해요. AI를 무조건 금지하진 않아요. 자료를 찾거나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정도의 보조 활용은 허용돼요. 그런데 AI가 만든 글을 자기 창작물처럼 그대로 내면 부정행위로 보고 채점에서 빼요. AI를 썼다면 어떤 AI를, 어떻게 썼고, 출처가 뭔지 밝혀야 하고요.

📖 수행평가란? 시험 점수 말고, 과제·발표·글쓰기 같은 활동 결과로 학생을 평가하는 방식이에요. 학교에 내는 일기장이나 탐구보고서가 여기에 들어갈 수 있어요.

한 가지 꼭 짚을게요. 이 기준은 학교에 내는 수행평가 얘기예요. 집에서 자유롭게 쓰는 일기랑은 강도가 달라요. 그러니 학교에 내는 일기나 글쓰기 과제라면 우리 아이 학교랑 담당 선생님 규칙을 먼저 확인하는 게 맞아요. 학교마다 허용 범위가 제각각이거든요.

인포그래픽 - “선 넘지 않는 법 체크리스트”. 따뜻한 톤. 항목: ① 학교 제출용은 학교·선생님 규칙 먼저 확인 ② AI에 아이 실명·학교·생년월일 입력 금지 ③ 학교 제출 시 쓴 AI·사용 방식·출처 표기 ④ 일기 본문은 반드시 아이가. 체크박스 아이콘, 크림색 배경


초등 아이한테 AI를 직접 쥐여주면 안 돼요

여기서 많이 놓치는 부분이 있어요. 초등학생 대부분은 AI를 직접 쓰면 안 돼요. 그래서 이 글은 부모가 AI를 다루는 걸 전제로 해요.

ChatGPT는 13세 미만은 쓸 수 없게 돼 있어요. 한국 법령상 계속 쓰려면 18세 이상이거나, 14세 이상이면서 보호자 동의를 받아야 하고요. 2026년부터는 대화 주제나 사용 시간대 같은 걸로 18세 미만일 가능성을 자동으로 판단하는 기능도 들어갔어요. 그러니 초등 저·중학년 아이한테 “이거 깔아줄게, 네가 써봐” 하는 건 약관상으로도, 안전상으로도 맞지 않아요.

그래서 구도는 처음부터 이거예요. 부모 계정으로 부모가 AI를 다뤄서 질문지나 힌트를 받고, 일기는 아이가 자기 공책에 직접 써요. 아이 손에 AI를 쥐여주는 게 아니에요.

질문을 넣을 때 주의할 것도 하나 있어요. 아이 실명이나 학교명, 생일 같은 개인정보는 적지 마세요. “초등 3학년 아이” 정도로만 두면 충분하거든요. 비용도 걱정 안 하셔도 돼요. ChatGPT 무료 버전이나 한국어가 자연스러운 뤼튼 무료만으로 충분해요.

AI 채팅 화면 예시 - 부모가 “하루에서 소재 끌어낼 질문 3개만(답 말고 질문만)“이라고 묻자, AI가 아이에게 물어볼 질문 3개를 답으로 주는 화면. “이 질문을 부모가 말로 묻고, 일기는 아이가 직접” 안내. 따뜻한 크림 톤


밋밋한 하루에서 일기 소재 길어 올리는 3가지 질문

자, 이제 실제로 어떻게 하는지예요. 무료 ChatGPT나 뤼튼 하나만 켜두고, 부모가 AI한테 ’소재 발굴 질문지’를 받는 게 출발이에요. 일기는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작은 한 장면이면 충분하거든요.

저는 질문을 세 갈래로 나눠서 받아요. 첫째, 오늘 있었던 일을 더듬는 질문이에요. “오늘 처음 먹은 건? 처음 만난 사람은? 오늘 제일 웃겼던 순간은?” 같은 거요. 막연히 “오늘 뭐 했어”보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콕 집으면 아이가 한 장면을 떠올려요.

초등 3학년 아이가 오늘 하루에서 일기 소재를 떠올릴 수 있게
"오늘 있었던 일"을 콕 집어 묻는 질문 8개만 만들어줘.
답은 주지 말고 질문만. 아이가 대답하기 쉬운 짧은 문장으로.

둘째, 그때 기분과 이유를 묻는 질문이에요. 사건만 적으면 “급식 먹었다”로 끝나요. 여기에 “그때 기분이 어땠어? 왜 그랬을까?“를 더하면 일기에 아이 마음이 들어가요.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거죠. 답이 짧으면 “조금 더 말해줄래?” 하고 한 번만 더 물어주면 돼요.

AI 채팅 화면 예시 - 부모가 “오늘 있었던 일을 콕 집어 묻는 짧은 질문 8개, 답은 주지 말고 질문만”이라고 넣자 AI가 짧은 질문 8개를 목록으로 준 화면. “이 중 한두 개만 물어도 일기 한 줄이 시작” 안내. 따뜻한 크림 톤

셋째, 내일이나 바람으로 닫는 질문이에요. “내일은 어떻게 하고 싶어? 다음엔 뭘 해보고 싶어?” 같은 거요. 하루를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마무리 문장이 나와요. 이렇게 세 질문이면 ’오늘 일 → 기분 → 바람’으로 일기 한 편의 뼈대가 잡혀요.

여기서 핵심은 이 질문들을 부모가 말로 묻고, 아이 대답을 받아 적거나 녹음하는 거예요. 그게 그대로 일기 재료가 되거든요. 글을 AI가 만드는 게 아니라, 아이 입에서 나온 말을 아이가 옮겨 적는 거죠.

인포그래픽 - “소재 발굴 3질문 사다리”. 가로로 3칸,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름. ① 오늘 있었던 일(처음 먹은 것·웃긴 순간) → ② 그때 기분·이유(어땠어? 왜?) → ③ 내일·바람(다음엔 뭐 하고 싶어?). 각 칸에 말풍선 예시 한 개씩. 따뜻한 톤, 연필·일기장 모티프


매일 똑같다는 아이에겐 ’주제 일기’가 답이에요

“매일이 똑같아서 쓸 게 없다”는 아이한테는 한 가지 방법이 더 있어요. 바로 주제 일기예요. 그날 있었던 일만 적게 하지 말고, 미리 정한 주제로 쓰게 하는 거죠.

예를 들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우리 집에서 제일 편한 자리’, ‘여름에만 할 수 있는 일’ 같은 주제요. 일상 사건이 없어도 쓸 수 있고, 아이가 자기 취향을 들여다보게 돼서 글에 생기가 돌아요. 주제는 AI한테 한 번에 여러 개 받아두면 편해요.

초등 저학년이 부담 없이 쓸 만한 '주제 일기' 주제 20개만 만들어줘.
거창한 사건 없이도 쓸 수 있고, 아이 일상·취향에서 고를 수 있는 걸로.

처음부터 길게 쓰게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한 문장으로 시작해서 두 문장, 세 문장으로 천천히 늘리면 돼요. 특히 초등 1~2학년은 잘 쓰는 것보다 쓰는 행위 자체에 익숙해지는 시기라, 겪은 일을 자기 문장으로 표현하면 그걸로 충분하거든요. 짧아도 한 번 생각을 거쳐서 쓰면 그게 문해력에 더 좋고요.

✍️ 처음엔 저도 욕심에 “오늘 일을 자세히 써봐” 했다가 아이가 더 막혀버린 적이 많아요. 그런데 “오늘 제일 맛있었던 거 딱 하나만 써볼까?“로 바꾸니 연필이 움직이더라고요. 한 문장이라도 스스로 쓴 날엔 표정이 다르거든요.

AI 채팅 화면 예시 - 부모가 아이가 한 말(“급식에 김치찜 나왔는데 맛없었어”)을 넣고 “대신 써주지 말고 더 떠올리게 도울 힌트만”이라고 묻자, AI가 완성 문장 대신 한 번 더 물어볼 힌트 질문 3개를 준 화면. “완성 문장은 받지 않아요 — 일기는 아이가 자기 손으로” 안내. 따뜻한 크림 톤


일기 말고 그림일기·관찰일기·탐구보고서도 똑같아요

아이 글쓰기 숙제가 일기 하나만은 아니죠. 그림일기, 식물·곤충 관찰일기, 체험학습 탐구보고서까지 글쓰기형 과제가 꽤 많아요. 방학 숙제로 한꺼번에 나오기도 하고요. 요즘은 이런 숙제 상당수가 의무가 아니라 선택으로 바뀌는 추세이긴 하지만, 막상 하려면 막막한 건 똑같고요.

다행히 원리는 위에서 본 것과 같아요. AI한테 소재 발굴 질문이나 빈 구조 틀만 받고, 내용은 아이가 채우는 거예요. 그림일기면 “오늘 그림으로 그릴 만한 장면 후보 3개를 질문으로 떠올려줘” 하고, 관찰일기면 “강낭콩 관찰일기에서 매일 살펴볼 항목을 빈칸 표로 만들어줘, 내용은 비워둬” 이런 식이에요.

여기서도 조심할 게 하나 있어요. AI한테 완성된 문장이나 그림 설명을 써달라고 하면 안 돼요. 틀과 질문까지만 받고, 관찰한 내용·느낀 점은 아이가 자기 눈으로 본 대로 써야 그게 진짜 숙제가 되거든요. 결국 어떤 과제든 선은 하나예요. AI는 판을 깔고, 글은 아이가 써요.

인포그래픽 - “AI는 여기까지 ⭕ / 여기부턴 아이 ⛔”. 그림일기·관찰일기·탐구보고서 3종에 대해, AI 담당(소재 질문·빈 구조 틀)과 아이 담당(그림·관찰 내용·느낀 점)을 두 칸으로 나눠 표시. 좌측 초록(AI)·우측 주황(아이), 크림색 배경


깅글렛 한줄평

💬 AI한테 일기를 시키면 5분이면 끝나요. 근데 아이한테 남는 건 없죠. “오늘 뭐가 제일 웃겼어?” 이 질문 하나만 같이 던져봐도, 빈 일기장이 아이 말로 채워지는 게 보일 거예요.


마무리

빈 일기장 앞에서 막막한 게 우리 집만은 아니었을 거예요. AI는 아이 일기를 대신 써주는 도구가 아니라, 부모가 옆에서 더 잘 거들 수 있게 돕는 도구예요. 그 선만 지키면 무료로도 충분히 해낼 수 있어요.


※ 본 글은 2026년 6월 기준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어요. 교육부 가이드라인과 AI 서비스 약관·연령 기준은 추후 바뀔 수 있어요. ※ 학교 제출용 일기·탐구보고서는 반드시 해당 학교·담당 선생님의 AI 활용 규칙을 먼저 확인해주세요.